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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천문동호회

2003.06.03 11:26

아름다웠던 초여름밤

조회 수 1139 추천 수 9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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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이 참 넓다는 생각이 듭니다.
멋진 밤하늘을 얻기 위해서는 아주 오랜시간
멀리 떠나가야만 하는줄 알았었는데,
서울 가까이에도 이만큼이나 맑고 깨끗한 하늘이
있었다니... 정말 좋아서 깡총깡총 뛰고 싶더군요.

말로만 듣던 은하수를 봤습니다.  (솔직한 심정은 약간 실망....)
한줄기 강물처럼 확연히 그 모습을 드러내리라고
믿었었는데, 그저 뿌연 흔적만 보였으니까요....

봄과 여름의 별자리들이 서로 사이좋게 하늘을 가로질러
흘러가는 모습이 오래 마음에 남습니다.
무서운 전갈은 마치 먹이를 노리는 것처럼 산속에 꼬리를
담근채 낮은 하늘에 걸렸구요, 빛나는 왕관과 항상 헷갈렸던
헤라클레스자리도 눈에 익혔습니다.  모두가 다 변총무님 덕분이지요.

새벽 2시와 3시 사이에 떠오르는 화성도 보았습니다.
망원경과의 싸움에서 제가 졌기 때문에, 하는 수 없이 쌍안경으로
볼 수 밖에 없었지요.  붉은 별이라는데, 쌍안경을 통해서는 노란색으로
보이는 것 같았습니다.  

관측을 나갈 때마다 아직까지는 제가 망원경에 지고 있지만,
그래도 한두가지씩 배우고 돌아오는 것에 만족합니다.
미처 생각지도 못했던 건전지 문제 -  예전에 넣어 두었는데,
저는 그게 벌써 그렇게 닳았을줄은 꿈에도 생각 못했습니다 - 로 제가 허탈해하자
우리의 호프 홍가이버 회장님께서 뚝딱뚝딱 전선을 연결해서
외부 배터리로 작동할 수 있게 해 주셨지요.  
회장님, 정말 고맙습니다,  그리고 배터리 빌려주신 정민경회원님도 감사합니다.  ^^*

이번에 망원경과 씨름하면서 느낀 건데요,
저는 왜 별보러 낮에 가는지 그 필요성을 잘 몰랐었습니다.
그냥 밤에 가면 되겠지라고 안일하게 생각했었지요.
물론 지금까지는 매번 낮에 다른 일 때문에 부득이하게 늦게 가긴 했지만요...
그런데 밤에 도착해서 망원경을 정렬하는 일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이번에 깨달았습니다.
북극성을 맞춰서 정렬하려고 하는데, 망원경 시야에 들어오는 별이
북극성인지 아닌지 도무지 분간을 못하겠더라구요. (제 실력으로 말이지요....)
앞으로는 밝을 때 가서 망원경 설치하고 구분하기 쉬운 대상으로 정렬해서
별이 뜨면 곧바로 별을 봐야겠습니다.  
역시 무슨 일이든 사전준비가 중요하다는 교훈을 얻은
즐겁고 유익한 관측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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