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첫 정관 후기

by 이상헌 posted Jan 20,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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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첫번째 정관. 홍천 회장님 관측소.
선뜻 따라나서겠다는 딸이 기특하기도 하지만 한편으로 걱정도 된다.
준비물을 묻는 딸에게, 첫째 옷, 둘째 두꺼운 옷, 셋째 따뜻한 옷 이라고 말해줬다.
지도 눈치를 챘는지 웃기만 한다~~ 양말은 알아서 세컬레 챙겼단다. ㅋ
헤드랜턴 배터리 AAA 를 한패키지 챙겨서 3시쯤 출발했다.
경춘고속도로 가는길 내내 조수석에서는 토토가 노래가 라이브로 흘러나왔다.
지가 태어나기 훨씬 전의 노래인데도 마치 자기 노래인냥 율동도 해가며 불러재낀다 ㅋㅋ 참 대단한 무한도전이다.

다행히 해지기전에 도착했다. 5시30분. 오다가 겨울철 경유라고 챙겨넣었다. 1년전 회장님 차 얼어서 고생하시는 걸 옆에서 학습한 덕분이다.
회장님, 이인현님, 오광환님, 김광욱님, 이강환님이 장비를 펼치고 계신다.
오광환님이 고교 3년 선배님이라신다. 충성~~!!! 제 형님과 동기이시다...... 모르신단다.ㅜㅜ;
하원훈님과, 안정철님+아들, 최종운님 까지 저녁식사를 후딱 해치웠다. 언제나처럼 햇반, 3분짜장, 고기....
관측지에서는 시간이 참 빨리 지나간다. 벌써 깜깜하다. 금성과 수성이 이쁘게 서쪽하늘에 걸려있다. 
수성? 본적이 있는지 없는지 기억이 가물가물하지만 그 자체로는 별 감흥이 없지만 금성과 같이 있으니 이쁘기도 하다. 
또 다시 언제 볼지 몰라서 사진 한장 찍었다.

이번에는 혜성 동영상을 성공시켜야지....
이 넘 찍으려고 후지 X-A1 도 장만했다. 릴리즈도 마련해서 리허설도 마쳤다. 기종마다 릴리즈가 달라 상당히 귀찮다.
FD400 F2.8 빠른 광학계이다. 노트북이 없으니 가이드도 없다. 장노출도 없다. 빠른 광학계만이 살 길이다.
AC 전원이 필요치 않고 테이블도 필요없으니 걸치적 거리지 않게 멀찍히 자리를 잡았다.
혜성이 천정에 가까이 있어 대상을 프레임에 넣는데 시간이 좀 걸렸다. 파인더도 없으니 머.....
확인을 위해서 릴리즈 셔트를 눌렀으나 작동을 하지 않는다~~ 켁.... 이런 시베리안 허스키.... 배터리 뺏다 끼웠다. 커넥터 만지작 만지작..
뚜껑이 열린다. 옆에서 빨리 혜성 보여달라고 재촉을 하니 더 면목이 없다. 아직까지 이런 실수를 하다니...
영하 20도!!! 뭐 제대로 동작되면 이상한 날씨다. 포기하고 캐논카메라를 집어 든다. 매직랜턴을 사용해서 릴리즈가 필요없다.
두대의 카메라로 광각 혹은 타임랩스를 돌리려던 계획은 그냥 없던 걸로 됐다.
카메라를 바꾸니 적도의 밸런스가 무너진다. 맨손으로 추봉 잡고 추를 움직이니 손가락이 뜨끔하다.
~~확인된 혜성을 보고 리액션이 약간 과하다~~ ^^ 캄캄했었지만 아빠 뚜껑 열린 것이 보였나보다. ㅎㅎ
꼬리 위치가 마음에 안들었지만 멋지다는 사람이 있으니 그냥 간다.(ㅋ귀차니즘)

자~~ 카메라야 돌아라~~ 나는 딸이랑 노닥노닥 하련다.. 회장님이 부르신다. 아마 아까 얼핏 본 와인을 까시나 보다.
추운날씨에는 배가 든든해야 한다. 라면이 한도 없이 들어간다. 와인도 들어간다. 소주도 들어간다. 고기도 쏘세지도.....
준비해오신 이인현님, 오광환님 등등 께 고마운 마음으로 배를 채운다 ^^ 정철님은 여기서는 거의 막내. 라면을 잘도 끓여낸다. ^^
잠깐 나와 카메라를 확인한다. 이런...... 천정에 향해 달려가다 카메라가 삼각대에 걸려 메롱 메롱 하고 있다.
새로 고쳐서 혜성을 겨눌까 하다가 관둔다. 허망하게 오리온대성운이랑 플레이아데스만 민망하게 몇장 찍는다.
장비 철수한다. 포기는 빠르다. ㅎㅎ 동호회 16인치로 본 혜성은 안드로메다 같이 보인다. 장관이긴 하지만 약간 아쉽다.
몇 년전 홈즈 혜성이 멋졌다는 생각이 새삼든다. 목성도 눈부시게 잘 보인다. 시잉도 안정적이여서 한참을 보고 있어도 어지럽지 않다.
몇년 전부터 시력이 급격히 떨어져서 별보는데 애로사항이 많다. 미자르 알콜 분해는 옛날말이고 플레이아데스 성운이 된지 오래다.

컨테이너 안에는 이야기 꽃이 폈다. 조용현님도 뒤 늦게 오셔서 하하호호 혜성이야기, 차 미끄러진이야기, 후처리이야기, 와인이야기...
딸이 옆에서 듣고 있다가 골아 떨어진다. 나도 어릴 때 어른들 수다에 골아 떨어진 적이 많았음이 생각나서 웃음이 났다.
덕분에 저희 가족은 방에서 잤지만 컨테이너에서 주무신 분들이 추위에 고생을 많이 하신 것 같아 죄송스럽다. ㅡㅡ;

아침에 일찍 눈이 떠져 다시 잠이 오질 않는다. 바깥에는 지난 밤의 추위와 처절한 싸움을 하면서 임무를 완수한 장비들이 주욱 늘어서 있다.
서쪽 산을 향해 아직도 돌아가고 있는 적도의와 카메라는 껐다. ㅎㅎ 
딸이 정철님 아들과 같이 눈썰매를 탄다. 에버랜드보다 더 재미있단다. 나도 잠깐 몸을 실었다가 금방 홀라당했다.ㅋㅋ

아침 또 라면~~~ 먹어도 먹어도 질리지 않는다 ㅋ 오광환님 차가 옆길로 빠져버렸다. 낑낑 밀다 회장님이 지붕에서 와이어를 띁어오신다.
제차로 끌어냈다... ㅎㅎ 뭔가 보탬이 된 것 같아 뿌듯하다 ㅋ 배터리 방전된 차를 뒤로 하고 집으로 차를 급히 몬다. 
큰딸 생일 점심 같이 먹기로 했는데 깜빡했다. 하지만 휴게소 들러 깜빡하느라 많이 늦었다~~ ㅎㅎ
하지만 둘째가 좀 오버스럽게 재미있었다고 해서 모면했다. ㅡ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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