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해가 다소 적은 방내리 관측소의 동쪽하늘은 별로 볼 것이 없는 때가 많다..
그 이유는 새롭게 만나야하는 애들보다 그동안 정들었던 애들의 뒷모습을 바라보는 애절함이 서쪽하늘에 광해와 함께 묻어있기 때문이다.
사자의 성난 기운이 차가운 하늘의 오리온과 힘들게 마차를 끄는 무리들을 몰아 내고 있다.
밤하늘의 일사불란한 움직임과 달리...
울퉁불퉁한 지면에는 죽은 듯이 적막감이 깃든다.
미약한 전류의 흐름에 부쳐 하늘을 바라보는 커다란 빛 깡통은 강추위에도 모기소리처럼 작은 소리로 불평한다.. 잉잉잉...
그 소리를 믿고 잠시라도 눈을 붙이는 이 밤의 나는 행복한 사람이다..
별을 보고 밤의 여유를 즐기며 망원경과 홀로도 놀 줄아는 나는 행복한 사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