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주의 예보가 좋지 않고 마침 날씨도 좋은데다 달도 새벽 1시경에 떠오르니 어느 정도는 찍겠다싶어 밴드에 공지를 올렸더니
동참자는 한분도 안계시고 외롭게 달렸습니다.
방내리에 도착하니 아니 RV한대가 주차되어 누가 오셨나 반가운 마음에 다가가 보니
뙇! 회장님께서 컨테이너 지붕에 페인트칠을 하고 계시네요.
항상 회장님 덕분에 편안한 환경에서 사진을 찍을 수 있어 감사드립니다.
초저녁에는 컨테이너 주변만 거름을 뿌리고 간지라 농촌의 냄새가 물씬 나는 밤이었습니다.
이날은 금성과 플레이아데스가 상당히 근접(익일은 3도)한지라 오리온도 끼워 24미리로 찍어보았습니다.
회장님 부부 가시고 혼자 쓸쓸히 사진을 찍고 있는데 안경도 끼고 노트북을 들여다 보고 있어 사실 주변은 거의 보이지 않는다고 봐야지요.
딸깍, 딸깍 하는 일정한 템포의 소리가 서서히 신경을 거슬리게 합니다. 분명히 한 30-50미터 부근의 소리인데 둘러봐도 아무것도 보이지 않고 불안함이 밀려옵니다.
10여분뒤 갑자기 퍽하는 소리가 들리더니 서편 밭에서 화염이 대낮같이 밝아옵니다.
오늘은 글렀구나고 생각했습니다. 저 멀리 입구쪽에서 트랙터가 훤하게 비추질 않나 바로 옆에는 집단같은 것을 태워서 대낮같은데...
한 30분이 지난뒤 밭주인 아저씨가 들어가시고 그럭저럭 10시부터는 찍을 수 있었습니다.
농사 짓는 분들 무척 부지런들 하십니다.
1시까지 40개 대상을 찍고나니 달이 올라옵니다. 달사진 몇장 찍고 들어가 잤습니다. 6시쯤 일어나 플랫 찍고 짐싸서 왔습니다.
사실 미세먼지 탓인지 썩 좋은 날은 아니었지만 그런대로 괜찮은 밤이었습니다. 한 일주일 작업거리가 생겼네요.
좌측이 오리온자리, 우측이 금성과 플레이아데스 그리고 회장님 찬조출연입니다. 24mm, f3.2, 15초
오리온은 거의 넘어가고, 좌측 위에 시리우스가 찍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