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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회장님께서 좋은 책들을 추천해주셨네요. 좋은 책들은 우리에게 항상
흐믓한 감동과 함께 간접적인 경험을 전해주지요.
말씀하신 책들 자연과학에 관심이 있는분들께 좋은 책들이라 생각됩니다.
읽어보지 않은신 분들을 위해 제가 이전에 한 신문 컬럼에 썼던
내용, 첨부해드립니다.

< 엔트로피: 제레미 리프킨 >
 
 미래란 미지의 세계다. 즉 알 수 없다는 사실 때문에 인간은 마음 한 구석에 미래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을 갖는다. 현대사회는 불과 10여년 전만 해도 그저 상상만 했던 것을 눈앞의 현실로 만들어 내는 문명의 혜택을 영위하고 있다. 불편함을 미처 느낄 사이도 없이 한단계 더 편리해진 물건이 쏟아져 나오는 현실 속에서 현대인은 과거 왕도 누리지 못했던 온갖 시설을 매일같이 사용하게 됐다. 그러나 과학이 발전하고 세상이 빠르게 변화할수록 점점 더 미래를 예측하기 힘들어지고 그에 따른 불안감은 가중된다. 미래를 그리는 책과 영화가 사람들의 관심을 끄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고 볼 수 있다.
 ‘엔트로피’는 물리학적 관점에서 환경의 문제를 다루고 미래에 다가올 문제를 경고하는 점에서 큰 의미를 지닌다. 이 책은 세계적으로 엔트로피에 대한 관심을 유발시키는 촉매제 역할을 했으며 최근 우리나라에 소개된 뒤 환경문제와 관련, 넓은 범위에 영향을 미쳤다.
 대학마다 앞다퉈 논술고사의 주제로 엔트로피 문제를 다뤘던 사실도 이를 뒷받침한다.
 엔트로피란 그리스 어원인 ‘en(알맹이)’과 ‘trepein(전환)’이 합쳐진 것이다. 물질이 열역학적 변화를 일으킬 때 변화된 온도로 열량을 나눈 값을 말한다. 엔트로피의 법칙에 의하면 물질과 에너지는 한 방향으로 변화한다. 즉 유용한 상태에서 무용한 상태로, 질서있는 상태에서 무질서한 상태로 변화한다. 따라서 에너지 보존법칙에 의해 지구 또는 우주의 에너지는 일정한데 이미 무용한 상태로 돼버린 무질서 상태의 엔트로피는 계속해서 증가한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나무를 태우면 열과 빛을 내지만 이미 타버린 나무는 반대의 방향으로 되돌릴 수 없이 무용한 상태로 된다는 이론이다. 에너지를 많이 소비할수록, 그 과정이 복잡할수록 엔트로피의 총량이 많아진다. 그러므로 산업혁명 이후 기계화가 가속화되면서 더 많은 양의 전기와 자원이 사용돼 왔으며 따라서 엔트로피의 양도 급속도로 늘어나 현재는 포화상태에 이르렀다는 것이 저자의 경종이다.
 흥미로운 것은 저자가 열역학적 측면에서 문제를 제기한 것 외에 문제의 안에 내재된 세계관과 역사관에서 문제의 핵심을 찾는 점이다. 실제로 작가의 주장과 같이 현재 사회는 기계적 세계관이 만연한 것으로 보인다. 개인과 사회의 이익을 위해 연구와 개발을 수행하고 그런 과정에서 세계가 발전하고 인간의 생활이 편리해진다는 생각이 일반적으로 자리잡고 있다.
 그러나 편리함을 영위하는 중에도 사회는 날로 피폐해지고 생활에 대한 불만은 날로 커지고 있다. 저자는 인간의 역사가 진보할 것이란 믿음은 엔트로피의 문제를 눈가림한 망상일 뿐이라고 경고한다. 오히려 역사는 퇴보하고 있으며 수렵사회에서 농경사회, 그리고 기계화를 거치면서 점점 인간의 삶은 고달파지고 생활을 영위하기 위한 에너지는 점점 더 커져왔다는 것이다. 현대인이 누리는 작은 질서를 창출하기 위해 부수적으로 더 많은 양의 무질서가 만들어지고 지구의 에너지원은 고갈 상태에 다다르게 돼 인류는 파멸에 직면하게 됐다는 주장이다.
 저자는 문제의 해결책으로 속도를 늦추는 방법, 다시 말해 저엔트로피 사회시스템으로 전환하는 방법을 제시한다. 그 외의 방법은 부가적으로 더 큰 양의 에너지를 소비하게 되므로 부당하다는 것이다. 이 방법은 현대사회의 근간을 뒤엎는 내용이다. 설사 그의 모든 주장이 사실이고 모든 이가 그의 주장에 공감한다고 해도 자발적으로 저엔트로피의 시스템이 구축될 수 있을지에는 의문의 여지가 많다. 역사를 통해 인류는 저에너지에서 고에너지로, 전체에서 개인주의로 옮겨왔다. 현대의 기술발달도 개인의 필요와 욕구에 부응해 이뤄졌다고 볼 수 있다. 이 길을 거꾸로 거슬러 올라가라는 것이 저자의 제시인데 그것은 인간의 문명발전에 대한 욕구를 저자의 엔트로피 법칙에 대한 자의적 또는 편협적 해석에 기반을 두고 과소평가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마저 든다.
-연세대 강문기 교수-   ○ 신문게재일자 : 2002/01/26

<경도 : 데이바 소벨, 윌리암 앤드루스>
 
 일반적으로 우리들은 존재하는 것에 대해 별다른 주의를 기울이지 않는다. 그러나 이들이 어떤 경로로 누구에 의해 오늘날 자리하게 됐는가를 살펴보기 위해 실마리를 따라가다보면 상상하지 못했던 많은 사람들과 그들의 노력, 눈물, 그리고 갈등과 고뇌를 만나게 된다.
 이 책 ‘경도’는 현대인에게 있어 너무도 당연한, 그래서 관심밖에 머물게 되는 경도(經度)를 주제로 한다. 위도와 경도. 그것은 바다나 강, 산맥과 같은 실제 존재하는 자연은 분명히 아님에도 우리에게 마치 실재하는 것처럼 자연스럽다. 어린아이라도 지구본을 그린다면 먼저 바둑판같은 줄부터 그려놓고 시작할 정도로 그것은 생활과 과학에 가까이 접해 있다. 그렇기에 별다른 큰 반향을 이끌어내지 못할 것 같아 보이는, 전혀 획기적이지 않은 이 경도의 문제를 주제삼은 이 책이 많은 이들의 주목을 끌었다는 것은 참으로 흥미로운 일이다.
 현대는 인공위성을 사용한 GPS(Global Positioning System)를 이용해 어디에 있든지 자신의 정확한 위치를 파악할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시스템이 개발돼 이용하기 시작한 것은 극히 최근의 일이고 그렇게 되기까지 여러가지 다른 수단이 지구상 자신의 위치를 규명하기 위해 시도됐다.
 과거에 경도가 절대적으로 필요한 것은 바다에서였다. 육지는 이미 존재하는 지물과 지형을 이용해 위치 측정과 거리 계산이 가능했으나 바다에는 하늘과 물만이 있을 뿐이었다. 정확한 위치의 확인과 거리 계산이 수행되지 않은 상태에서의 항해란 그야말로 목숨을 건 도박에 지나지 않았다. 선박들은 바다 위에서 길을 잃고 헤매기 일쑤였고 그 과정에서 식량이 떨어지고 질병에 걸리거나 생각지 않은 암초에 부딪쳐 수많은 목숨과 재물이 희생됐다. 오늘날 비행기가 경도와 위도 측정이 불가능한 상태로 운항하다 수많은 인명사고를 낸다고 가정한다면 당시의 괴로움을 이해할 수 있다. 이 책의 배경이 되는 18세기는 선박이 주요 운송수단이었으므로 바다 위에는 각국의 군사력과 경제력, 국민이 떠 있는 상태였다.
 이 책의 전반부는 당시의 여러 상황과 시도되고 연구되던 경도 측정방법의 모색을 다룬다. 웃음을 자아내게 하는 가지각색의 방법들이 소개된다. 일례로 상처 입은 개를 배에 승선시키고 항구에서는 개의 붕대에 ‘교감의 가루약(powder of sympathy)’을 뿌려 개가 짖는 소리를 이용해 경도를 측정한다는 황당무계한 이론도 있다. 가장 실현 가능성이 있다고 여겨진 것은 천체를 이용한 것과 시계를 이용한 방법이었다. 영국이 1714년 경도법을 제정하고 정확한 경도측정 방법을 개발한 사람에게 거액의 상금을 주겠노라고 발표하자 기상천외한 방법들이 쏟아져 나오기 시작한다. 경도법이 등장한 후 수십년이 지나도 해결의 실마리가 보이지 않자 ‘경도를 찾는다’는 말은 곧 불가능에 도전한다는 뜻을 지니게 됐고 농담거리가 돼버렸다.
 책의 중후반부는 이때 등장한 존 해리슨이라는 시계공이 평생을 바쳐 자신의 시계를 이용해 경도를 측정하는 것에 도전하는 과정을 그리고 있다. 이 책의 부제가 ‘한 외로운 천재의 이야기’라고 한 것은 그가 그 경도문제 해결의 중심에 서 있었기 때문이다. 1727년께 해상시계를 제작하기로 결심하고 결국 국왕으로부터 상금을 받게 되는 1773년까지의 긴 세월동안 그는 오로지 해상시계의 탐구에 자신의 생애를 다 바친다.
 존은 천재적인 시계공이었다. 그가 만든 시계들은 현재도 작동하며 그 구조와 정확성이 사람들의 감탄을 자아낸다. 그러나 그는 경도 심사국을 상대로 하기엔 역부족이었다. 과학을 천문학과 거의 동일시하던 당시의 심사원들은 천체를 이용한 경도 측정이 더욱 신빙성이 있다고 여겼고, 그 중 네빌 매스캘린은 달을 이용한 ‘월거이용법(月距利用法)’의 열렬한 옹호자였다. 존 해리슨과 네빌 매스캘린을 주축으로 한 그 시대의 기득권자들의 길고도 힘겨운 투쟁은 흡사 소설을 읽는 듯한 느낌을 준다. 이러한 존 해리슨의 이야기는 현대의 과학자들에게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인류에게 기여하는 것을 명분으로 내세우면서도 개개인의 입지를 공고히 하기 위해 우리는 또다른 존 해리슨을 내모는 것은 아닌지. 또 그가 첫 해상시계만으로 경도상을 수상할 기회가 있었음에도 자신의 기준에 미흡하다하여 50여년간을 완벽한 시계를 만들기 위해 생애를 바친 일은 그에 대한 존경심을 유발시키기에 충분하다.
 이 책은 경도를 주제로 하고 있으나 글의 초점은 인간에게로 향하고 있다. 경도측정의 필요성과 당시 상황의 설명, 그리고 존 해리슨의 해상시계에 이르기까지 사람들의 이야기가 흘러나온다. 그래서 읽는 이로 하여금 흥미를 떨어뜨리지 않게 한다.
 이 책의 저자 데이바 소벨은 뉴욕타임스 과학기자 출신으로, 저서 ‘갈릴레오의 딸’로 잘 알려져 있다. 경도는 95년에 출판돼 20여개국에서 번역됐던 그녀의 글에 하버드대학 과학유물 전시실 큐레이터인 윌리엄 앤드루스의 사진과 그림들이 더해져 새로이 도해판으로 나온 작품이다.
-연세대 강문기 교수- ○ 신문게재일자 : 2001/1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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