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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전에 내가 한국천문학회에 시비를 걸어 티격태격했던 것을 버전을 바꾸어 재탕해 봅니다.

어제 우연히 지돌스타라는 이의 글을 읽게 되었는데 (작년 7월의 글 http://blog.jidolstar.com/145 ) 한국천문학회의 용어심의위원장으로부터 직접 공식 한글 별자리 이름 목록을 받아서 올려 놓았더군요. 지돌스타는 활잡이자리 등에 대해서 좀 이상하지 않느냐고 하였고.

그런데 그 용어집을 보다가 보니 "케페우스, 켄타우루스"라고 표기가 되어있는 것을 보았습니다. 내 기억으로는 한국천문학회가 제법 오래전에 (10년 가까이?) "세페우스, 센타우루스"라고 용어를 바꾸었는데 난데없이 왜 다시 'ㅅ"이 아닌 "ㅋ" 이 등장했는지 알 수가 없네요.(세페우스라고 해야한다는 얘기는 아님.)

하여간 3~4년 전에 한국천문학회 사람들과 굳이 케페우스를 세페우스로 바꿀 이유가 없지않느냐는 요지의 논쟁(?)을 잠깐 한 적이 있었습니다. 그 때 천문학회 주장의 핵심은 국제천문학 학회에 가면 거기에서 사용하는 용어가 세페우스, 센타우루스라는 얘기였고 그래서 우리도 그렇게 바꾸어야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전화로도 얘기를 나누었는데 방금 얘기한 것 말고는 특별한 근거가 없었다고 기억합니다.

마치 얼마 전에 누군가가 (이명박 정부의 정권 인수위원장?) '오렌지'가 아니라 "아린지"라고 해야 한다는 것과 일맥 상통하는 주장이었지요. 나도 그 때 어중간하게 '세페우스, 센타우루스'라고 하지 말고 차라리 "시피어스/시퓨스, 센토러스"라고 하는 게 어떻겠느냐고 했었지요.^^

하여간, 내가 그 때 주장한 것을 다시 요약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1. 국제천문연맹(IAU)의 별자리 이름은 라틴어를 기본으로 하고 있음. (다른 학술용어와 마찬가지로)

2. 라틴어의 발음은 고대 라틴어/북부유럽(대륙의 북부)/교회 라틴어/영어식 등 크게 4가지 정도로 나눌 수 있다고 한다. 여기서 "c"는 각각 다음과 같이 발음한다고 한다.

   1) 고대 라틴어는 <ㅋ>, 북부유럽은 <ㅅ, 또는 ㅊ>, 교회 라틴어는 <ㅊ>, 영어식은 <ㅅ>
   2) Caesar를 각각에 따라 발음하면; 카이사르(켸사르), 세이사르(체이사르), 체이사르, 시이저
       * 여기서 보면 영어식 라틴어 발음이다른 것들과 매우 다른데 그 이유는 영어가 중세를 지나면서 영어 자체의 발음이 크게 변했다고 합니다. 이에 따라 영어의 라틴어 발음도 크게 달라졌다고 하네요.

3. 따라서 2. 를 기준으로 두개의 별자리 이름을 정리해 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순서는 고대 라틴어, 북부유럽 라틴어, 영어식 라틴어 입니다.

   1) Cepheus  : 케페우(유)스/세페우(유)스/시피어스(시퓨스)
   2) Centaurus: 켄타우루스   /센타우루스  /센토러스
       (교회식 라틴어 발음은 찾을 수가 없어서 제외 했습니다.)

이상을 보면 한국천문학회의 3차 심의본은 북부유럽(대륙 북부)라틴어를 따른 것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그랬다면 그것 나름대로 근거가 있는 것이겠지요. 왜냐하면 코페르니쿠스나 케플러 등 근대 천문학의 거장들이 이 발음을 썼다고 하니까요. 그런데 한국천문학회와의 논의에서는 그런 얘기가 없었고 단지 국제 천문학회에 가면 그렇게 쓴다는 것이었습니다.

하지만 또 하나, 짐작하건데 국제천문학회에서는 영어를 공용어로 하니까 영어식 발음을 사용할 가능성이 높아 보이는데 글쎄요....

이상이 몇년전에 천문학회 용어심의위원회 사람들과 나눈 얘기의 요지인데 지돌스타의 글에 따르면 다시 케페우스로 돌아 갔는 지도 모르겠군요.

이상으로 고문 마칩니다.
  • 홍두희 2008.04.21 17:25
    이건 고문이 아니야~~~~~~~~~~~~~~~~~~~~~~~~~ ㅎㅎㅎ
  • 윤석호 2008.04.21 17:26
    결론을 얘기하지 않았네요.

    저의 결론은 별다른 근거도 없이 단지 학회에서 그렇게 쓰고 있다라는 이유 하나로 지금까지 익숙하게 사용하던 말을 바꾸는 것은 별로 좋아 보이지 않고 혼선만 초래할 것이니 바꾸지 말고 케페우스, 켄타우루스로 그대로 두는 게 좋지 않겠느냐는 것이었습니다.
  • 윤석호 2008.04.21 17:29
    ㅎㅎㅎ, 고문은 아닌데 그냥 고문이라고 했으니 그렇게 받아들여 줘요.^^^
  • 홍두희 2008.04.21 17:34
    청와대 휘장이 바뀌었다고 어제 뉴스에서 봤습니다 ㅈㅈㅈㅈㅈ
    바꿀때는 다 공감하던지, 아주 굉장한 의미가 내포되어 있던지 해야하는데,,,,,,,,,,
    철들면 이런 사소한 바꿈에 무관심해집니다. 저 또한 바꿈에 지리지리.....
    그래서인지 저는 이메일이 10년째 하나......
  • 한호진 2008.04.21 18:16
    그냥 입에서 나오는대로 이야기해도 별 상관 없지 않나요?제겐 이나저나 다 욕으로 들립니다만.큭큭
  • 유종선 2008.04.21 18:42
    고문... 맞습니다. 맞고요...

    언어 같은 것은(잘 모르지만) 일부의 계몽이나 이끌음으로 바뀌거나 하는 것 같지는 않습니다.
    자연스럽게 쓰다 보면 그게 표준이 되는 거겠지요?
  • 김준호 2008.04.22 12:55
    오랜지나 어륀지나 모두 다 알아듣는것은 맞다고 하네요. 못알아 듣은 사람이 바보가 맞다는 군요. 사실 저도 그냥 오랜지라고 하고 다녔으니깐...ㅋㅋㅋㅋ (외국에서 젤 많이 쓰는 말 오랜지주스 쿠하하하)
    모음이 바뀌는 것은 인간의 뇌가 쉽게 의도를 알아차릴 수 있다고 합니다.

    하지만 자음이 바뀌는 것은 의미가 완전히 바뀔 수가 있다고 하네요.
    보고서를 외국인이 버거서로 발음하면 첨엔 우잉??? 하다가도 금방 알아 들을 수 있지만 포고서라고 단 하나의 자음을 바꾸었을 때는 의미가 완전히 다른쪽으로 바뀌지요. 아무튼 발음은 모음보다는 자음에 더 유의를 해야 한다고 합니다만...이건 일반적인 내용이고....

    별이름 센타 / 켄타...이건 정말 어려운 문제네요.
    별이름은 ㅅ 발음이냐 ㅋ 발음이냐...둘다 위에 말씀하신 것처럼 근거가 있으니 크게 문제되어 보이지는 않지만...
    아무래도 크게 혼동이 없다면 쓰던데로 쓰는것이 맞겠지요. 유럽애들은 어떻게 발음하는지 궁금하네요. 아무래도 혼용되서 사용되고 있을 것 같은데...외국애들 중 미국쪽이 아닌 애들 중에 켄타로 발음하는 사람이 전무하다면 바꿔야 하겠지만 적게나마 혼용이 되고 있다면 혼란스럽게 바꿀 필요는 없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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