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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천문동호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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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을 싫어하는 사람은 없겠지요
더욱이 변변한 놀이기구 없이 땅을 놀이기구 삼아 놀던 시절
한여름 더위를 피하기 위해서 하나둘씩 동산에 모여
별을 지붕삼아 이야기꽃을 피웠던
유년시절의 기억이 있는 사람들이라면
별에 대한 추억과 그리움이 더욱 많겠지요

저 역시 여름 밤하늘에 빛나는 별과 은하수를 보고
신비로움을 느끼며 자랐고, 큰 유성을 발견하는
날이면 황홀하기까지 하였습니다

그러다 점점 어른이 되면서
일상적인 삶에 가려져 별을 잊고 살아왔습니다
나이를 먹어가면서도 별을 향한 동경으로
천체망원경을 구입해야 겠다는 생각을 해보기도 했지만
그저 잠시 스쳐지나가는 단상에 불과했지요

그러다 정말 우연한 기회에 '가문의 영광'이라는 영화를 보게 되었습니다
영화의 내용인즉, 조직폭력배의 허무맹랑한 객기를 과장섞인 연기로
관객들의 웃음을 자아내는 삼류 영화에 지나지 않았지만
영화에 등장하는 전갈자리를 보는 순간
무언가 가슴속에 치솟음을 느꼈습니다

일상적인 삶에 부대끼고 허덕이다 보니
너무도 소중한 것을 까맣게 잊고 살았다는 자각과 함께
앞으로 내가 전념해야 할 대상을 찾은 것 같아 기뻤습니다
아니 어쩌면 예전에는 천체망원경을 구입할 돈이 없었는지도 모릅니다
왜냐하면 그 순간 가장 먼저 떠오른 생각이 천체망원경이었으니까요

하지만 나이를 먹어서인지
경솔하게 망원경을 구입하면 안되겠다 싶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서점으로 달려가 천문관련 서적 2권을 구입했습니다
책 내용에는 적위, 적경 등 생소한 용어들도 있었고
천체망원경 구입을 서둘지 말라는 조언도 있더군요

일주일만에 두권의 책을 다 읽고 이젠 천체망원경을 구입해도
되겠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그래서 명동 신세계백화점 앞에 위치한 신태양사를 찾아가
천체망원경(ETC90EC)과 쌍안경(SAFARI)을 구입하였습니다
망원경을 구입하는 날  너무 기분이 좋았는지 남산 부근에서
가벼운 차 접촉사고를 내기도 하였습니다

망원경을 구입한 다음날 저의 집 옥상에서 망원경을 조립한 후,
작동해보았는데 이 놈의 망원경이 움직이질 않더군요
사진으로만 보던 토성테와 달분화구를 찾고 보고싶었는데
그래서 구입처에 연락하였더니 언제든지 망원경을 가져오라고 하더군요


그런데 한달이 지난 지금까지 망원경을 고치지 않고 처박아 두고 있습니다
게으른 탓도 있겠지만 열정이 식어버린 것은 아니었습니다
현재 저에게 필요한 것은 망원경이 아니라는 사실을 알았기 때문입니다

당시 내가 아는 별자리는 북두칠성, 카시오페아자리,
오리온 자리가 전부였는데 도대체 밤하늘에 빛나는
수많은 별들중에 어느 별이 토성인지 알수가 없었습니다
설사 별자리 위치를 알아도 확대된 망원경으로
별을 정확히 찾는다는 것이 생각처럼 쉽지 않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그때 별을 관측하기 위해서는 먼저 별자리를 익혀야 한다는 사실을
자연스럽게 깨달았고, 그래서 인터넷을 뒤졌더니
별자리표라는 것이 나와 있더군요

그 뒤로 밤만 되면 하늘을 쳐다보는 습관이 생기게 되었는데
성도를 보고 별자리를 찾는 일도 쉽지가 않았습니다
친구들과의 약속으로 매일밤 별을 볼 수 있는 것도 아니고
날씨가 항상 맑은 것도 아니며
맑은 날씨라 해도 구름이 많이 끼면 별을 제대로 볼 수 없었으니까요
또한 도시에서는 별이 희미하여 잘보이지 않았기 때문에
밝은 별을 기대하며 성도를 옆에 끼고 큰 맘먹고 멀리 떠나면
어느덧 구름이 짙게 끼어 허탈하게 되돌아 오기도 하였습니다

어찌되었든 나름대로 노력을 하여 지금은 집주변에서
페가수스의 사각형, 페르세우스, 양자리, 삼각형, 마차부, 케페우스,
백조자리. 플레이아데스 성단등 그 전에 제가 알지 못했던
가을철 별자리를 꽤 찾을 수 있답니다
겨울이 깊어지면 또 새로운 별자리 몇 개쯤을 발견하는
기쁨을 느낄 수 있겠지요


얼마 살아 온 것 같지 않은데
벌써 제 나이 40이 되었습니다
하지만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추구하는 것은
나이와 상관이 없겠지요

아직은 천문에 대해서 아무것도 모르는 왕초보인지라,
나서기가 겁이 나지만 다음번 모임때는 꼭 참석하여
별을 좋아하는 사람들을 만나서
한없이 별이야기를 듣고 싶습니다

천문학을 전공하여 체계적인 지식을 습득한 분들을 제외하고
처음에는 모두 저와 같았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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