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셔온지 어언 한달여가 되었건만 유사이래 최장기간 장마에 성상도 못 보고있던 125SDP에 별빛좀 쬐어줄겸, 페르세우스 극대일인 어제 밤, 주중이라 멀리갈 염두는 안나고, 가까운데 최근 별하늘지기 회원들이 제법 많이 모이신다는 용인으로 나서 보았습니다.
용인 축구센터 주차장에 도착하니 우리 서천동 회원이신 초보씨님(실명은 또 잊었습니다. ㅎㅎ ^^) 과 고구마님이 반갑게 맞아 주시더군요. 두 분도 처음 오셨다는 말씀. 집을 나설때는 제법 맑았던 하늘이 도착하니 지뿌둥 흐려 있어 실망하였지만 혹시나 하는 기대로 장비를 셋 업.. 다행히도 완전히 흐린 하늘은 아니고 지나가는 구름들 사이로 숨바꼭질하듯 M57, M27, 페르세우스 이중성단, M31, double double, M13 등등을 잡아가며 사이사이에 떨어지는 유성우도 보는 흥미진진한 시간이었습니다.
의외로 밝은 대화구들이 종종 눈에 띄더군요. 특히 자정무렵(?) 대화구 하나는 너무 밝아 다른 쪽 하늘을 보던 제 눈에도 들어와 눈을 돌렸는데도 지나가는 모습을 볼 수 있을 정도로 밝고 오래 타던 별똥별이었고, 지나간 괘적이 수초간 밝게 빛날 정도로 엄청난 놈이었습니다. 이 놈 보시고 놀란 분들이 많으셨을 듯.^^
오락가락 하던 구름에 사진 테스트는 진작에 접었지만, 안시에서의 125SDP의 flirst lighting도 아주 인상 깊었습니다. 밝은 별에도 색수차 전혀 없고, 밝은 바늘구멍 성상에, 교과서적인 회절상 등등... 내장 Flattner 타입에 별 기대는 안했지만 이 경통이 안시에서도 상당한 강자임을 금방 느낄 수 있었습니다. 특히 Ethos 17mm로 들여다 본 페르세우스 이중성단은 마치 큰 창문을 하나 박아놓은 듯, 저 화려한 별잔치를 창문 넘어 들여다 보는 느낌의 넓은 100도 시야각의 끝에서 끝까지 핀포인트 성상들로 향연을 보여주어서, 안시에서도 내장 플래트너가 오히려 강점이 될 수도 있음을 인식시켜준 순간이었습니다.
한 시 반쯤에 오늘 출근을 위해 아쉬움을 뒤로하며 돌아왔습니다. 초보씨님의 닭까 뺨치는 자작 뮤론형 반사에 놀랐고, 역시 first lighting을 나오신 고구마님의 반빡반짝 FC100D 경통도 발군의 능력을 보여주는 경통이더군요. 구경 참 잘했고, 커피도 감사히 잘 얻어 마셨습니다. 감사합니다.
유성은 애들은 70개 정도 봤다고 하고, 저는 망원경 만지느냐 10여개 본 것 같습니다. 날씨만 좋았으면...흠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