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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최초로 혜성을 발견하신 이대암 교수님을 만나고(2009년12월12일 방문) 느끼는 것이 많았습니다. 이글은 이교수님의 혜성 발견기를 일본의 '천계'란 잡지(x,학회지, 92년? 전통, 1013호)에 기고하신 것을 번역한 것입니다. 우리나라의 잡지에 소개되어도 좋은 글을 번역을 해야 되는 것에 비애를 느꼈지만, 번역에 한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것에 자부심을 느끼며 여기에 소개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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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SWAN 혜성 발견기
Discovery of Comet Yi-Swan (C/2009 F6)
이대암(李大岩, Dae-am Yi)

혜성을 발견하는 것은 내 생애의 꿈이었고, 숙제였습니다. 이런 꿈을 가진 것은 1975년 가을, 내가 대학교 1학년 때였습니다. 그러나 이것은 장년이 될 때까지 꿈인 채였고, 본격적으로 혜성 탐색을 시작한 것은 지금부터 불과 2년 전인 2007년 2월 1일의 일이었습니다. 사실 14년 전에 해발 500 m의 장소에 집을 짓고, 혜성 탐색을 한 적도 있었지만, 근무하고 있던 대학의 업무가 바빠서, 본격적으로 몰두할 수는 없었습니다.

2007년 4월에는 여러 사정이 있어 산에서 내려와, 시내의 아파트로 이사하였습니다. 구입한 집은 최상층인 10층으로, 옥상에 관측실을 만들려고 하였습니다만, 광해가 극심하여 단념하였습니다. 결국 내가 설립한 ‘영월곤충박물관’의 옥상에 주름식 슬라이딩 루프의 관측소를 만들어 탐색을 하기로 하였습니다(사진 1, 3). 그러나 이곳은 해발 200 m의 저지대이고, 동쪽과 남쪽은 높은 산으로 차단되어 있고, 서쪽에는 마을이 있어 가로등에 의한 광해가 심합니다. 게다가 근처에 강이 있기 때문에, 자주 안개가 발생합니다. 더욱이 1년 전에는 박물관의 건너편에 있던 휴게소의 자리가 건설회사의 야적장이 되어, 밤에는 6개의 서치라이트로 조명이 되어 최악의 사태가 되었습니다. 또 집에서 박물관까지 차로 20분 걸립니다만, 도중에 커다란 고개가 있어, 겨울의 운전은 위험하기 짝이 없습니다.
해발 500 m의 이상적 관측지로 갔던 12년간에는 아무 것도 발견할 수 없었지만, 이러한 최악의 자리에서 혜성을 발견할 수 있었던 것은 아무튼 아이러니한 일이라 하겠습니다.

관측기재
관측기재는, 처음에는 고가인 Cannon 200 mm(F 1.8) 렌즈를 사용하였지만 화각이 좁고, 탐색이란 나의 목적에는 부적당하였습니다. 따라서 Cannon 70-200 mm(F 2.8) 줌렌즈로 교환하여 135 mm로 6개월 이상 촬영하였고, 그 후 더욱 화각을 넓히기 위하여 90 mm로 촬영하기로 하였습니다. 이 렌즈와 디지털 카메라 Cannon 5D를 조합하였습니다(사진 2).
찍은 사진의 검색은 Cannon의 Zoom Browser Express 소프트웨어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이 소프트웨어는 일반사진의 비교용으로 만들어진 것이지만, 나는 2장이나 4장의 화면을 동시에 비교하므로, 매우 유용하였습니다.

촬영과 혜성상의 검출
혜성을 발견한 3월 27일 새벽에는 은하수 부근을 중점적으로 촬영하였습니다. 은하수에는 혜성 탐색의 부산물로 신성을 발견할 수 있는 가능성도 있기 때문입니다.
촬영은 오전 3시 07분부터 5시 02분까지, 20구획을 각각 2회씩 합계 40회 촬영하였습니다. 바로 귀가하여, 5시 30분부터 사진 검색에 착수하였습니다. 혜성을 발견한 것은 마지막에서 2번째에 촬영한 39번째의 영상이었는데, 검색은 한글로 붙인 라벨의 순으로 실시하여, 2번째에 검색 할 수 있었던 것은 행운이었습니다. 영상을 확대하여 보니, 도마뱀자리 알파성의 옆에 특유의 녹색의 상이 있는 것을 바로 알아차리고, ‘아! 혜성이다!’라고 마음속으로 외쳤습니다. 노이즈가 아닌 것은 바로 확신하였습니다. 그것은 디지털 카메라에서의 탐색은 ‘노이즈와의 전쟁’이라 할 정도로, 나는 지금까지 수 만회나 노이즈를 보아 왔는데, 노이즈는 보통, 적색이나 자색을 띠고 있고, 녹색으로 주위에 번진 것 같은 상은 바로 혜성에 틀림없다고 알고 있었기 때문이었습니다. 그것은 내가 2007년에 Lovejoy 혜성을 새로운 발견으로 오인하여 흥분하였을 때에 본 상(사진)을 상기시키는 것이었습니다. 그러나 주의하기 위하여, 중심에서 비켜서 촬영한 40번째의 상을 보고, 노이즈가 아닌 것을 확인하였습니다.

신혜성인 것을 확인
나는, 먼저 ‘월간 천문 가이드’ 3월호의 ‘혜성 위치 예상도’를 보았지만, 해당하는 것은 없었습니다. 그래서 인터넷에서 ‘SNChecker : SN Candidate Minor Planet Checker’를 조사해 보았지만, 역시 해당하는 것이 없었습니다. 흥분한 나는 바로 확인촬영을 하려고 생각하였으나, 시간은 오전 6시로, 이미 날이 밝아져 버렸습니다.

다음날 28일은 오전 3시 30분부터 촬영을 개시하여, 도마뱀자리가 동쪽 산에서 올라올 때를 기다렸습니다. 4시 37분에 어제와 같은 영역을 촬영하여, 재빨리 검색에 들어갔습니다만, 아무리 찾아보아도 그와 같은 것은 발견할 수 없었습니다. 안개가 발생하여 투명도가 낮은 데서 촬영한데다가, 이 혜성이 멀고 움직임이 느린 것이 틀림없다고, 웬일인지 믿고 있었으므로, 어제의 위치의 부근밖에 탐색해 보지 않았습니다. 어쩐지 경솔! 이동을 확인할 수 없는 채, 28일 오전 9시, 나는 큐슈대학의 ‘야마오카’씨에게 메일을 보내고, 이 위치에 알고 있는 이동 천체가 있는지 물었습니다. 야마오카씨의 답장은 오후 1시 22분에 왔는데, 주변에는 C/2008 A1(McNaught)과 C/2006 W3(Christensen)가 있을 뿐이고, 해당하는 위치에 있는 혜성은 알려져 있지 않다고 하는 것이었습니다. 나는 약간 흥분한 상태로 HWP 파일로 영상을 첨부하여 다시 야마오카씨에게 보내고, 동시에 CBTA(국제천문전보중앙국)와 그곳에 있는 Daniel Green씨에게 발견 정보를 보냈습니다. 그런데 이들 메일이 모두 2분도 되지 않는 사이에 반송되어 왔습니다. 따라서 나의 조수의 메일을 사용하여 보내보았으나, 이것도 반송되어 왔습니다. 이러한 일은 벌써 2년이나 전부터 계속되어 왔고, 그 이유는 수수께끼입니다.

심야 11시 38분, 야마오카씨로부터 기다리고 기다리던 답장이 왔습니다. 그런데 그것은, ‘문제의 영상은 노이즈처럼 보인다’라는 것이었습니다. 나는 정말로 실망하였지만, 진짜 혜성이라는 확신은 변하지 않았고, ‘그러나 지구는 돈다!’ 라는 갈릴레오의 심경이었습니다. 또 나는 그때까지 야마오카씨에게 상당히 많은 오보를 보내고 있었으므로, ‘늑대가 나타났다!’라는 거짓말을 거듭하여 정말로 늑대가 나타났을 때에 신용을 얻지 못한 목동과 같다고 생각하였습니다. 또 하나 나의 실수는, 그때 바로 JPG 원본파일을 야마오카씨에게 보내지 않았던 것입니다. HWP 파일은 한글 텍스트 파일로, 영상(사진)을 첨부하면 화질이 뚝 떨어져 버립니다. 그래서 야마오카씨에게는 혜성으로 보이지 않고, 노이즈로 생각되는 것도 무리가 아니었습니다. 나는 야마오카씨의 메일에 답장을 하지 않고, 또 하루를 기다려 이동 확인을 위한 사진을 촬영하려고 생각하였습니다. 그런데 29일 새벽녘도 전날과 같았고, 하늘의 상태는 좋지 않았습니다. 결국 기다리다 지쳐서 CBTA와 Green씨에게 다시 메일을 보냈으나, 이것도 반송되어 왔습니다. 4월 6일과 7일의 새벽에도 사진을 촬영하였으나, 하늘의 상태는 좋지 않았습니다.

4월 7일은, 그날 촬영한 사진은 검색도 하지 않고, 오전 8시 30분에 곤충조사를 위해 외출하였습니다. 심야 11시 30분에 귀가하자, 야마오카씨로부터 3통의 메일이 와 있었습니다. 오전 9시 10분과 39분의 것은 ‘지급 JPG 파일 영상을 보내’라는 것이고, 오전 11시 04분의 메일에는 ‘Congratulation !!!’라고 되어 있었습니다. 절망하고 있었으나 막상 축하의 메일을 받자, 바뀌어 믿을 수 없는 기분이었습니다. Terry Lovejoy씨는 C/2007 E2를 발견하는 데에 1,400여 시간을 소비한 것 같으나, 나는 C/2009 F6의 발견에 2,000여 시간을 소비하였습니다. 그 사이에 지루함에 고생하던 시간이 단번에 머리에 떠올랐습니다. 어찌되었든 한국 최초의 혜성이 탄생하였습니다. 그리고 이것은 아마추어에 의해 디지털 카메라로 발견된 4번째의 혜성으로 되었습니다. 당시 나보다 전에 호주의 Lovejoy씨가 Cannon 350D로 C/2007 E2와 C/2007K5를, 중국의 가오징(高興)씨가 같은 Cannon 350D로 C/2008 C1을 발견하여 왔습니다(가오씨는 그 후, 같은 카메라로 C/2009 L2를 발견하였습니다.).

명명의 경위
야마오카씨는 나에게 IAUC(국제천문학연합회보) No. 9034와 No. 9035의 내용을 보내주었습니다. 야마오카씨는 4월 6일 발행의 No. 9034에서, 4월 4일에 SOHO 위성탑재 SWAN 망원경의 자외선 영상에서 R. D. Matson씨가 신혜성을 발견한 것을 읽자마자, 궤도 계산의 결과, 내가 앞서 발견하고 있던 혜성과 같은 것이라고 판단하여, 국제천문전보중앙국에 알려준 것이었습니다.

야마오카씨에 의하면, 일단 명명된 혜성의 이름은 변경할 수 없지만, 이번의 SWAN에 의한 발견의 경우는 이름이 없는 채로 발표되어 있었으므로, 나의 이름을 붙이는 것이 허용되었습니다. 만약 야마오카씨가 조금이라도 무관심하였다든지, 부주의하였다면, 한국 최초의 혜성발견까지 또 몇 년을 기다리지 않으면 안 되는지 알 수 없습니다. 야마오카씨의 국경을 초월한 우정에 진심으로 감사를 드림과 함께, 그의 훌륭한 과학자 정신에 커다란 경의를 표합니다.

마치면서
나는 1975년, 대학교 1학년 때의 한국 최초의 혜성 발견자가 되려고 결심하였습니다. 그리고 1984년 8월, ‘히로시마’역에서 ‘사토’씨에게 이것을 약속하였습니다. 그러므로 나는 지신 스스로에 대한 약속을 34년 걸려서, 사토씨와의 약속을 25년 걸려서 달성한 것이 됩니다. 이렇게 오래 걸린 것은 부끄러운 느낌도 있지만, 어쨌든 약속을 지킨 것이라고 지금도 만족하고 있습니다.

‘세계천문의 해’이기도 한 올해(2009년)는, 1979년 8월에 서울과 그 근교에서 개최된 ‘제1회 한일 아마추어 천문가 친선대회’에서 동아천문학회의 여러분들과 만나고나서 바로 30년째에 해당합니다. 이 기념해야 할 해에 신혜성을 발견할 수 있었던 것은 대단히 기쁜 일입니다. 이 30년을 통하여 나의 천문인생에 인스피레이션을 주어, 격려와 지원을 아끼지 않은 사토씨와 ‘후나다(船田)’씨에게 특히 감사를 드립니다. 또 천체 발견의 대선배인 ‘타고(多胡)’씨와 ‘이타가키(板垣)’씨에게 발견의 노우하우를 가르쳐 주신 점에 특히 인사를 드립니다.

필자소개 :
이대암씨는 1955년 한국생. 건설회사 사원으로 싱가폴과 중동에 부임. 호주의 시드니 대학에서 건축설계학 박사학위를 받은 후, 미국의 하바드대학 연구원. 귀국하여 민간회사에서 근무한 후, 세경대학교 건축설계학 교수, 부학장. 한국 최대의 공개 천문대인 ‘별마로 천문대’의 설계, 명예대장. 오랫동안 손수 채집한 표본을 가지고 ‘영월곤충박물관’을 창설하여 관장, 병설의 ‘곤충자연생태연구센터’ 이사장. 2008년 8월에는 신종의 나비를 발견. 한반도에서 나비의 신종이 발견된 것은 1949년 이래 처음이라고 함.

* 홍두희님에 의해서 게시물 복사되었습니다 (2009-12-15 08:57)
  • 오영열 2009.12.15 10:19
    >>ㅑ~ 멋있어요~ ^^
  • 정재욱 2009.12.15 10:41
    감동이 마구 밀려옵니다.
    DSLR로 네번째라는건 뜻밖이면서도 쉬 덤벼들기 주저하게 만들지도 모르구요.
    그래서 더 대단한 쾌거!!
    아쉬운건 하원훈님께서도 말씀하셨지만 이런 귀중한 글이 국내에서는 신문기사 한줄로 요약되어 나왔다는것이지요. 또한 혜성 발견의 검증을 타국에 의지해야하는 슬픈 현실도 가슴아픕니다 ^^;;
  • 이상헌 2009.12.16 15:20
    하원훈님 고맙습니다. 덕분에 내용을 알게되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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