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프랑스 여성 앞에서 바지를 내리다.”
- 2010 동문초정 뉴칼레도니아 여행기-
8월 9일
8월 9일 아침 8시경 인천공항에서 교장님의 전송을 받으며 출국하여 10시 30분 에어칼린 SB701편으로 뉴칼레도니아(프랑스령의 자치주로 인구 26만 정도)로 향하여 약10시간 정도의 비행 끝에 통투타 공항에 도착하였다.(현지 시간은 우리보다 약 2시간 빠름) 공항에서 입국 수속과 환전을 한 다음 버스를 타고 숙소인 Le Surf 호텔까지 도착하는데 약 1시간이 걸렸다. 이미 늦은 밤이라 주위를 둘러볼 시간도 없고 해서 베란다에서 하늘을 보는데.... 은하수가 하늘을 가로질러 선명하게 보였다. 삼각대를 세우고 대충 15초 정도 노출로 은하수를 사진에 담을 수 있었다. 날씨는 맑고 상쾌한 기분이 들었다. 이곳 기후를 간단히 설명하면 근처의 해변에서 수영을 하고 그냥 산책을 하면 옷이 마를 정도로 습도가 낮은 쾌적한 날씨였다.
8월 10일
버스를 타고 시내의 아침시장, 빵 만드는 곳과 초콜릿 시식과 판매하는 곳, 와인 시음하는 곳에 들러 대충 프랑스의 문화를 느낀 다음 전날부터 가렵기 시작한 피부알러지 때문에 약국에 들러 약을 구입한 후 가이드와 헤어져 지도만 들고 꼬꼬띠에 광장과 박물관, F.O.L 전망대를 둘러보고 다시 꼬꼬띠에 광장에서 사진에서 보던 아주 작은 음악당과 현지인들의 점심 도시락 먹는 모습, 낮잠과 담소를 즐기는 모습 등을 구경하고 우리 일행도 근처의 스낵바에서 점심 도시락을 사서 광장의 벤치에서 현지인들처럼 점심을 먹었다. 이곳의 물가는 대충 우리나라의 3배 정도여서 함부로 무엇을 사거나 사먹기가 좀 부담이 되었다. 이 날의 백미는 우리가 버스를 타고 숙소에 가지 않고 남은 시간을 이용하여 시내에서 숙소까지 걸어서 가기로 한 것이다. 걸어가면서 모젤항의 아름다운 경관을 천천히 음미하였고, 항구의 바닥에 산호가 자라는 모습이나 산호 사이의 수많은 물고기 무리는 천연 수족관 같았다. 우리가 장어라고 생각한 바다뱀(꼬리만 장어와 비슷하고 나머지는 뱀과 동일)이 산호 사이를 헤엄치는 모습도 자주 볼 수 있었다.
이곳에 오기 전에 인터넷에서 검색하면 곳곳이 그림엽서와 같다고 했는데 실감이 났다. 가로수나 길 집들 해변의 풍경 등 사진으로 찍으면 한 장의 그림이었다. 걸어서 숙소로 오는 길에 길을 잘못 들어 바리게이트를 무시하고 들어간 곳이 군부대였는데 군인 한명이 친절하게 이곳은 민간인 금지 지역이므로 돌아서 가라는 말을 듣고 우회하여 숙소로 향하였다. 중간 중간 길을 물으면 누구나 친절하게 알려주고, 해변 산책을 나온 사람들도 늘 정답게 “봉쥬르” 하는 것이 정말 정겨움을 느끼게 하였다. 해변의 모습은 여유와 낭만 그 자체였다. 서두르는 모습도 없고 천천히 느릿하게 햇빛과 바닷바람을 즐기는 모습은 정말 부러웠다. 숙소에 도착하여 샤워를 하고 베데씨트롱 해변에 위치한 카카오삼바카 레스토랑에서 저녁을 먹었는데 맛은 좋으나 양이 너무 많고 가격은 부담스런 수준이었다. 생수 한 병에 500XFP(1XFP=13.69원)를 받았다. 식사 후 천천히 해변을 산책하면서 느긋하게 시간을 보냈다. 이날 저녁에도 하늘에는 은하수가 빛나고 있었다.
8월 11일
이곳의 자랑거리는 일데뺑에 가기 위해 새벽 4시에 일어나 6시 경에 항구에 도착하여 배를 타고 약 2시간 항해 끝에 일떼뺑에 도착하였다. 고생대 식물인 아로카리아 소나무가 우거져 있는 이 섬은 그림 같은 해변과 우리의 방갈로 같이 생긴 단층 호텔이 숲 속 여기저기에 있는데 정말 1박이라도 하고 싶은 곳이었다. 우리가 간 호텔(우레호텔)의 앞마당이 카누메라 만으로 해변은 그냥 그림 같다는 말밖에 표현할 길이 없을 것 같다. 주변의 구토만이나 오로천연풀이 있는 오로만 등도 모두 그림 속의 풍경이었다. 4박 6일의 일정으로는 일부 밖에 볼 수 없어 아쉽지만 이곳의 자연 풍광은 정말 여유롭고 아름다웠다. 오전 동안 수영과 카누 스노클링 등을 즐기다가 해변의 레스토랑(역시 그림 같음)에서 점심을 먹고 오로자연풀장으로 이동하였다. 배를 타고 돌아오는 여정은 비교적 파도가 잔잔하여 고생하지 않고 숙소로 돌아와 샤워를 하고 숙소부근 앙세바타 해변에 위치한 FUN BEACH에서 저녁 식사를 하였다. 자기들은 좋은 음식이라고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우지만 한국음식의 다양함과 조리법에는 한참 부족한 것 같았다. 수도인 누메아에서 가장 많은 호텔과 리조트, 레스토랑, 여행안내소 등이 가장 잘 갖춰진 곳이 앙세바타 해변 주변이다. 우리 숙소도 앙세바타 해변까지는 1분이면 도착할 수 있는 곳에 위치하여 해변의 풍광을 마음껏 즐길 수 있었다.
8월 12일
오늘은 요트세일링이 있는 날이다. 그냥 요트타고 해변을 둘러보는 정도로 알고 갔는데, 이번 여행의 최고인 세일링이었다. 멋진 요트를 타고 산호로 이루어진 무인도에 상륙하여 수영과 스노클링, 산책 등을 즐길 수 있는 것인데, 정말 최고였다. 혹시 뉴칼레도니아에 가는 분이 있다면 꼭 권하고 싶은 테마이다. 요트는 엔진과 돛을 이용하는 것으로 가운데에 식탁과 아래에 화장실을 갖춘 큰 요트였다. 뱃머리 쪽에 해먹처럼 그물로 된 부분이 있어 여기에 누우면 시원한 바닷바람과 아름다운 바다색을 감상할 수 있다. 바다 위를 항해하는 동안 날씨는 우리나라 여름처럼 끈끈한 느낌은 전혀 없이 쾌적하다. 해적선이 점심을 먹기 위해 섬에 상륙하듯 작은 보트로 섬에 상륙하여 오두막에서 간단히 장비를 갖춘 다음 스노클링을 했는데 바다 속은 영화나 TV에서 본 모습 그대로의 환상적인 풍경을 보여주었다. 섬을 한 바퀴 도는데 느린 걸음으로 10분 정도의 시간이 소요되는 작은 무인도이지만 갈매기, 독수리, 바다뱀을 볼 수 있었고 경치도 정말 아름다웠다. 점심은 선장겸 요리사인 Mr.Gill이 준비한 양고기 바비큐와 소시지 바비큐, 빵, 참치로 만든 알 수 없는 요리, 채소 무침 등이었는데 정말 환상적인 맛이었다. 돌아오기가 정말 아쉬운 일정이었다. 이 날 빼놓을 수 없는 이야기는 첫 날부터 말썽인 피부 알러지가 도져 결국 근처의 병원에 들려 치료를 받은 일이다. 이 곳 병원은 보통 여러 과의 의사가 공동으로 환자를 돌보는데 간호사가 없고 비서가 있어 일을 도와주는 정도였다. 내가 간 시간은 5시가 지난 후여서 비서는 퇴근하고 의사 혼자서 접수-진찰-처방전-계산까지 직접하는 것이 특이했다. 알러지가 생긴 주된 부위가 허벅지와 엉덩이 아래 부분이어서 의사는 바지를 벗어라고 했다. 좀 그렇기는 하지만 프랑스 여성 앞에서 과감히 바지를 내릴 수밖에...
8월 13일
오늘은 전일 자유일정이다. 아침 먹고 11시에 체크아웃한 다음 짐을 호텔에 맞기고 주변에 있는 아쿠아리움을 구경하러 갔다. 작지만 있을 건 다 있는 그런 수족관 이었다. 특히 심해의 살아있는 화석으로 불리는 앵무조개와 야광산호를 볼 수 있었다. 새벽부터 내린 폭우에 가까운 비 때문에 택시보트를 타고 가기로 했던 오리섬에 가지 못해 아쉬움이 많이 남지만 앙스바타 해변을 산책하면서 시간을 보내다가 근처에 있는 슈퍼에 가서 간단한 먹거리를 준비하여 동투타 공항으로 출발하였다. 우리나라 공항과 달리 시간관념이 부족한 곳이라 예정보다 늦은 자정에 비행기에 탑승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