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에도 그랬지만 올해도 장마가 찿아오니 별볼일도 없고,
워낙 이런 꿀꿀한 날씨를 좋아하지 않는 관계로 기분도 우울하고 그렇습니다.
우리집에 약 10년 정도된 오디오가 있습니다.
한때는 저도 매킨토시나 마란쯔를 꿈꾸던 오디오 보이 였지요^^
주제에 눈은 높고 그렇다고 도토리는 부족하고... 그래서 나름대로 동네 인켈
대리점에 가서 100만원 한도내에서 스피커 엠프 턴테이블 cd 이렇게만 맞추어
달라고 해서 가격대 퍼포먼스의 향상을 꾀했습니다.
아~~~ 한달정도는 정말 음악만 듣고 산것 같습니다.
그렇게 새월이 흘러 이런 저런 사연으로 제 오디오는 여기 저기를 이사 다니다,
한때는 창고 구석에 몇년동안 처박혀 있었던 적도 있었습니다.
그러다 결국 지금 까지 저와 함께 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디지틀기기의 맹렬한
기세에 눌려 몇일 전 까지만 해도 "학교종이" 노래 조차도 못하고 찌그러져 있었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와이프가 몇일전 오디오를 연결해 달라고 하더군요. 그래서 왜그러냐고
했더니 lp판이 듣고 싶어졌다고 말하더군요. 처음에는 새삼스럽게 그것을 연결해 달라는것이
좀 귀찮아서 약간 짜증을 내면서 연결을 하기 시작했는데, 와이프가 귀찮으면 연결 않해도
된다는 말류에도 불구하고 부득 부득 연결을 하고 있는 절 발견했습니다. 사실 와이프보다
제가 더 듣고 싶었던 것인가 봅니다.
정말 오랫만에 lp판을 하나 하나 꺼내어 들어보니 디지틀이 주지 못하는 묘한 느낌을 받게
되더군요. 테이블에 판을 올리고 암을 들어서 판위에 올려놓고 판이 빙글 빙글 도는 것을
보니 왠지 모르지만 저 음악 소리에 나도 뭔가 한 몫을 하고 있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관리도 않되고 오래되어서 소리는 영 마음에 들지 않았지만 처음 이것을 사고 느꼈었던
따스한 즐거움이 다시 되살아 나는것 같았습니다.
아직은 과거를 되돌아 보며 살 나이는 아닌것 같은데 벌써 이렇게 오래된 판을 들으며
점점더 과거로 빠져가고 있더군요. 그렇게 좋지도 그렇게 화려하지 않은 지난 날이었지만
그 시절에 있었던 따스했었던 느낌을 되집어 가고 싶어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러고 보니 우리 모두는 누구나 지난날로 우리 자신을 끌어들이는 타임머신 하나씩은 가지고 사는것
같습니다.
덕분에 새로운 뽐뿌가 시작되었습니다. 오디오를 괘안은거로 새로 하나 개비를 해버려 ??!!
뽐뿌의 끝은 어디인가 ?????
지금도 왠 배나온 아줌마가 힘겹게 불러 제끼는 소리나 온 집안에 가득합니다. 아줌마 불쌍합니다.
진짜 오디오를 바꿔야 하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