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관령 홀로 나들이. (스크롤 압박)

by 정중혁 posted Oct 19, 2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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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도 답답했던 월요일 새벽, 핑계김에 밤마실에 나섭니다.

이왕이면 멀고, 높고, 넓은 곳으로...

목적지는 대관령 삼양 목장. 출발 시각 새벽 1시 30분.


 

시간 반을 달리다 지쳐 휴게소에 들렀습니다. 영동 고속도로 문막 휴게소입니다.

뜨거운 커피 한 모금에 잠은 달아나지만 속은 더 쓰리군요.

 


중간 과정 모두 생략하고...

새벽 4시. 대관령 삼양 목장에 도착하였습니다.

아무도 없고, 아무 불빛도 없는 곳이지만 신기하게도 무섭지 않습니다.

달빛 때문일까요?

 


정상까지 중간 정도 올라가면 이곳의 새로운 볼거리인 풍력 발전기가 보입니다.

바람마저 잠들어 있나봅니다.

 


정상의 동해전망대에서 본 강릉시입니다.

완벽하게 맑은 하늘이라 생각했지만 역시 일출은 아무나 볼 수 있는 것이 아니었습니다.

 


멀리 있는 구름 뒤에서 이미 해가 떠올랐나봅니다.

1140m 희망의 전망대는 망망대해도 일출장관도 보여주지 않았습니다. 

 


실망도 잠시... 여명이 밝아오며 목장의 풍경들이 보이기 시작합니다.

 

 

조금만 더 있으면 트랙터도 바삐 움직이겠지요.

 


녹색의 초원은 이제 그 빛을 잃어가고 숨어있던 나무들이 각각의 색을 내고 있습니다.

 


그새 사람들이 올라와 아닌척 셀프를 찍었습니다.

 


전망대 옆에도 발전기를 세우고 있습니다. 이제 바람개비만 올리면 되겠군요.

 


멀리서 볼 때에는 실감을 못했지만 날개 하나의 길이가 10미터 이상입니다.

 


점점 밝아오는 하늘에 문득 뒤돌아보니...

이날 본 첫 해입니다.

 

 

아침 햇살에 단풍이 빛나기 시작합니다.

 


전 단풍보다 이런 빛이 더 좋습니다.

그런데 찍어놓고 보니 뭐가 주제인지...

 


날이 밝은 뒤 전망대에서 다시 찍어보았습니다. 중간의 호수는 경포호입니다.

 


올라온 길과는 반대 방향으로 목장 일주를 시작합니다.

승용차로는 조금 무리인 길이 이어지기에 대부분의 사람들이 가보지 않지요.

하지만 이곳의 진짜 경치는 이곳에서 시작됩니다.

 

 

하늘까지 오르는듯 하다가...

 


정신없이 내려가기도 합니다.

 


볕이 잘 드는 곳은 벌써 건초를 다 거두었습니다.

 


펼쳐진 초지 아래 완만한 구릉들은 실제론 1000m 이상의 고지랍니다.

 

 

초지를 제외한 이곳의 식생은 모두 원시 상태이나 영화나 드라마에 출연한 나무들은 특별대우도 받습니다.

 


초지 사이로 구불구불 작업로가 이어집니다.

 

 

미친척 저 길을 달려보고 싶지만 출입금지랍니다.

 


좌측 상방 45도. 역시 얼짱 각도입니다. 흠집난 곳은 크롭 신공.

차 팔때 써먹어보렵니다.

 

 

곳곳에 발전기가 세워지고 있습니다. 아직 가동을 하지 않는 녀석들이라 날개를 세우고 있군요.

 


좀 더 내려가면 숲 사이로 오솔길이 이어집니다. 이런 길이 3km 정도 됩니다.

 


양옆의 나무에선 하나, 둘 낙엽이 떨어지지요.

 


내려오는 길 중간에 삼정호가 있습니다. 겨울이면 원앙이 찾아온다는군요.

 


아직 볕이 들지 않은 곳에는 지난 밤 내린 서리가 아직 남아있습니다.

 


하얀 풀밭을 보면 참 묘한 느낌이 듭니다.

 


서리가 녹으면 이슬이 되어 빛을 내기 시작하지요.



사무실마저 범상치 않아 보입니다. 워낙 작은 건물에 한자로 된 간판이라 처음엔 뭔가 했습니다. 

 

 

목장 초입의 휴게소와 식당입니다.

마을 편의점에서 삼각김밥과 생수를 사왔기에 무효.

 

 

이제 정말 돌아가야겠습니다. 느넓은 초지도 우뚝 솟은 풍차도 시야에서 점점 사라져갑니다.

 

 

 

 

참고 삼아 부연 설명을 드리겠습니다.

찍어놓은 사진을 보니 죄다 풍차만 나오는군요. 사실 이곳의 진짜 볼거리는 풍차가 아닙니다.

느넓은 초지와 파란 하늘, 능선 위로 비스듬히 떨어지는 아침 햇살.

뭐라 설명도 힘들고 제 능력엔 사진으로 찍기도 포기할 수밖에 없는 경관입니다.

특히 하절기에는 녹색의 카펫 위에 무리지어 다니는 소떼를 볼 수 있지요.

또 하나.

당연히 차를 가지고 가셔야 합니다만 가능하면 지상고가 높은 차가 필요합니다.

그래야 정상에서 목장 2단지로 이어지는 길을 통과할 수 있지요.

일부 통제구역에 진입을 해 보시겠다는 이유가 아니면 4륜구동까지는 필요치 않습니다.

워낙 고지대라 올해 단풍은 10월까지 볼 수 있답니다.

옷은 꼭 단단히 챙겨가시고 새벽에 가실 분은 후드가 달린 옷도 가져가세요. 지금도 바람이 꽤 찹니다.

횡계에서 숙박하실 분은 근처 찜질방을 이용하시면 매우 저렴합니다.

식사 역시 도시락을 추천. 경치 좋은 곳에 내려 눈과 입을 동시에~ 

이곳도 관광지라 입장료가 있습니다. 1인당 5천원입니다.

전 워낙 이른 새벽에 가서 매표 직원이 없었답니다.

두 명 이하라면 트렁크를 이용할 수도 있겠군요. ㅡㅡㅋ

하지만 어지간한 영화 한 편 보는 것보다 더 즐거운 경험이니...

 

이상 뜬금없는 농땡이 여행기였습니다!

모두들 즐거운 한 주 되세요~

 

 

 

 

윤곽만 보여야 그럴듯한 것들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