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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천문동호회

2003.02.11 16:48

중미산 관측후기

조회 수 1546 추천 수 3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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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측회 당일 아침 날씨가 무척 흐렸습니다
하늘은 금방이라도 가는 비를 흩뿌릴 기세입니다
오후에 접에 들어서도 날씨는 도무지 맑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습니다
서천동 홈페이지를 들어가 보았는데
관측장소 안내지도만 큼지막하게 눈에 들어올뿐
별다른 내용이 없었습니다

모든 기대를 접어 버리고 그저 편하게 중미산 천문대를 둘러보는
심정으로 떠나기로 마음먹었습니다.
허접한 망원경을 차에 실었습니다
성도는 가져오지 않았습니다. 전혀 필요없어 보였으니까요

그런데 올림픽도로 잠실대교 부근을 달리는데
짙은 구름 사이를 헤집고 푸른 하늘이 언뜻언뜻 보이기 시작하였습니다
실낱같은 희망이 보이는 것도 같았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하늘에는 짙은 구름이 깔려 있었고
쉽게 개일 하늘처럼 보이지 않았습니다

가벼운 마음으로 중미산으로 향했습니다
이번 기회에 중미산 천문대 구경도하고
서천동 고수들로부터 별관측에 대한 이야기도 귀동냥도 하며
어제 구입한 디백(내수) 메뉴얼 공부도 하면 되니까요

그런데 용인 시내를 잘못들어와 한참을 헤메다 중미산방향으로
접어들었는데 정말 거짓말처럼 하늘이 맑게 개어있었고
중미산 천문대에 도착해서 하늘을 올려다보니
별이 맑게 빛나고 있었고 별빛이 잔구름을
하늘 저편으로 밀어내고 있었습니다
아! 저는 별을 몰고 다니는 행운아인 모양입니다.
제가 참석하는 관측회 마다 맑은 별을 볼 수 있으니 말입니다...~.' ~.'
회원님들이 하나둘씩 중미산 천문대에 도착하고 있습니다

망원경 설치를 끝내고 일단 집에서 자주 관측했던 목성과 토성을  
관찰하였는데 특이하게 목성의 4대 위성이 한쪽으로 쏠려 있었습니다
그 다음 관측 대상으로 오리온대성운을 잡았는데
역시나 저의 허접한 망원경으로는 새 모습이라던지
붉은색 기운을 전혀 느낄 수가 없었습니다.
그저 푸르스름한 가스속에 몇 개의 별들이 보이는 정도밖에...
(성운필터라는 것이 있다고 하네요)
그 다음으로 달을 관측했는데 집에서 보는 달 보다
분화구의 모습도 선명하여 멀리까지 관측나온 보람을 느꼈습니다

방으로 들어와 각자의 소개와 함께 신입회원 두분을 소개받았는데
이젠 저도 약간 여유가 생기는 것 같았고
실제 밖으로 나와서도 박재호 신입회원에게
제 망원경으로 보이는 달의 분화구와
오리온대성운에 대해서 보여주며
감히 제법 고수인척 티를 냈답니다

어렵게 관측을 하게 되었으니 뭔가 새로운 대상에 도전하고픈
의욕이 생겼고 페르세우스 이중성단을 찾기로 하였습니다
한 30분 가량을 헤매다가 드디어 다른 별들보다 촘촘하게
세로로 무리지어 있는 두 개의 원을 발견하였습니다
혹 저것이 흔히 말하는 이중성단이 아닐까

사진속에서 보이는 것처럼 빽빽이 들어찬 두 개의 원도 아니고
가로가 아닌 세로로 놓여져 있었지만
성도의 위치나 전체적인 모습에서 이중성단처럼 보였습니다
아니 그렇게 생각하기로 했습니다
믿거나 말거나.. 아님 말고.....

목성과 토성을 처음 관찰했을 때처럼
선명한 달의 분화구를 처음 확인했을 때처럼
새로운 대상을 발견하는 작업은 정말 잔잔한 감동이었습니다

그리고 자신감이 넘쳤습니다. 내친김에
변총무님이 비교적 큰은하라며 찾아보길 권유했던
M81, M82를 찾아보기로 마음먹었습니다

한시간을 넘게 두 은하를 찾기 위해서
성도에 표시된 부근을 찾아 헤매었는데 도저히 찾을 수 없었습니다
제가 찾지 못하는 것인지, 90미리의 허접한 망원경으로는
접근을 허락치 않는 대상인지 모르겠습니다
그 뒤로는 대물렌즈에 성애가 하얗게 서려 더 이상의 관측이
불가능했습니다.

회원관측회 사진란에 이슬제거기 사진이 올려진 모습을 보고
왜 저렇게 보기 흉한 사진을 올렸는지 이해가 가지 않았을때가 있었는데
이번 관측회를 다녀와서 정말 필요한 장비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회장님.. 혹시 이슬제거기 특허출원을 내고 상품화하여
저에게 하나 파실 의향은 없으신지요...)

일요일 아침 일찍 약속이 있었고
더 이상의 관측이 불가능하다는 판단이 섰기 때문에
회원님들의 관측에 방해가 되지 않기 위해서 조용히 망원경을 접고
중미산을 내려왔습니다

그리고 홍정림 회원님 미드 ETX 망원경 구입하세요
다른 회원님들이 소유하신 망원경과 비교할 수 없지만
초보들이 사용하기에는 적당한 기종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관측후기

별보고 온 느낌과 정보를 공유해보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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