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하늘에선 사진이 불가능한가...

by 유종선 posted Dec 20, 2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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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가능이야 아니겠지요... 만족할 사진을 얻기가 불가능하다는 이야기려니...
정민경님의 말을 확인하려고 어제 밤 추운데도 불구하고 무슨 생각이 들었는지 가대와 coolpix4500만
들고 집앞의 초교 운동장으로 나갔죠.
오리온은 남중을 향해 거의 도달한듯 높이 올라 있고 플레이아데스는 천정에 매달려 있네요.
거의 3등성정도만 겨우 보이네요. 북극성이 있는 북쪽이 시내쪽이라 거의 보이지 않습니다.
거냥 거냥 극축을 맞추고(정말 맞았는지...) cp4500으로 오리온에 대고 직었더니 하늘이 온통
불게 물들어서 알아볼수 없는 사진이 나왔군요. 쩝... 노출이 넘 길었군요....   :-(

역시 주먹구구는 안되는 군요. 그래도 그것도 경험이라 생각하고 위안을 삼아봅니다.

노출시간을 많이 줄여서 20초만 주었습니다. 하늘은 거냥거냥 봐줄만 한데 별이 별로 나오지 않았군요.
그래도 내친김에 한 20장 찍었습니다. 그래서 registax로 stack해 볼라궁...
근데 그 20장 중에도 못쓸 사진이 있었으니 그건 또 뭔일일까... 한 10여장 남더군요...
역시 대충 맟춘 극축은 줌으로 댕기니 20초만에도 약간 흐르는 군요...

한 30분 만에 카메라 배터리 2개가 다 소진됩니다. 춥긴 춥나봅니다. 앞으로 겨울에 나갈때
이 배터리 문제가 심각할 것 같습니다.

집에 들어와 처음으로 registax를 사용해 봤습니다. 뭔지 모르지만 대강 해보니 뭔가 나오긴 하는군요.
참으로 신기한 프로그램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기특합니다. 어찌 알고 그리 해주는지...
그래도 사진의 결과는 참담합니다.  화면을 보고 있노라면 화가 나더군요.
이리밖에는 안되는구나...
하지만 이내 스스로 위안 거리를 찾습니다. 맞아 정민경님이
아무리 그래도 하늘이 좋아야 좋은사진 나온다고 했지. 그말로 위안을 삼기로 합니다.  --;

오늘 나갔다 와서 느낀점은 이렇습니다.
좋은 사진은 절대치로 평가할수 없는 것 같습니다.
내 자식이 설사 남보다 좀 모자라도... 그렇게 사랑스러운 것을 보면 말입니다.
외국에 돈 무쟈게 들여서 CCD로 찍은 화려한 사진보다는 우리 횐님들의 사진이 더 좋아보이는 그런
이유겠지요.
남이 찍어 놓은 멋진 사진도 좋지만 그 보다는 좀 한심한듯한 내사진에 더 애착을 갖아야 겠습니다.
자기가 찍은 사진을 보고 화를 낸다면 그건 자기사진을 두번 죽이는 일이라고요.
빨리 훌륭하게 키워서 남들에게도 자랑할 만한 녀석을 키워야죠... 그래야 될텐데...

콧물이 줄줄...

유종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