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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천문동호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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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십니까?
충암고등학교 천문동아리 '마루아띠'의 지도교사인 홍기복입니다.

늦었지만, 지난 9월 18일 진천에서 개최된 스타파티 참가 소감 및 그 후의 동아리 활동에 대해 몇 자 적습니다.

'마루아띠'는 지난 4월 만들어진 이래 6개월이 된 신생동아리입니다.
저의 담당과목이 지구과학인지라 평소 별관측에 관심이 있을 법도 한데 부끄럽게도 그렇지 못했습니다. 천문에 관심이 있는 학생들이 천문동아리를 만들고 저에게 지도교사가 될 것을 부탁해온 이후에야 겨우 관심을 갖게 되었습니다.

동아리가 처음 만들어졌기 때문에 학생들의 열정에 비해 장비를 비롯하여 천체관측에 대한 이론과 실무가 턱없이 부족했고, 9월 22, 23일에는 학교 축제의 동아리마당까지 준비해야 하는 어려운 상황이었습니다.

다행히도 '나다회'의 추현석님(양천별사랑모임 운영)을 알게 되어 스타파티에 대한 정보를 얻게 되었고, '마루아띠'의 일상적인 활동과 학교 축제 준비에 도움이 될 것을 확신하여 학생 4명과 함께 스타파티에 참가하게 되었습니다.

기대했던 대로 많은 관측장비와 동호인들의 별을 사랑하는 마음들을 볼 수 있었습니다. 여기 저기 기웃거리면서 이론으로만 알고 있었던 지식들을 실무적으로 배우고 확인할 수 있어서 너무 좋았습니다. 동행했던 학생들은 워낙 내성적이어서 위축되어 있었지만, 새벽녘의 천체관측을 보기 위해 잠을 쫒는 학생들 모습이 무척이나 이뻐 보인 밤이었습니다. 불청객 안개가 덮치는 바람에 허망하게 무산되었지만...

그날 밤, 스타파티에 참가하지 못한 학생들은 축제준비(암실을 이용한 별자리 재현, 첨성대 제작, 천문지식을 이용한 게임 등)로 밤을 새우고 있었고, 스타파티에 참가한 저와 학생들은 경품에 눈이 멀어(?) 망원경이 '마루아띠'에 꼭 필요한 이유를 열심히 작성했습니다. 하늘이 도왔는지, 결국 저희 '마루아띠'가 8인치 돕소니안을 경품으로 받았습니다. 또한 홍두희 회장님으로부터 2003년과 2004년 스타파티에서 사용한 천체사진영상전 파일자료와 서천동이 보유하고 있는 천체사진 액자 13개(김영렬 교수님께서 가지고 계셨는데 바쁜 일정에도 액자를 넘겨주셨습니다)도 축제준비물로 협조받는 혁혁한(?) 성과가 있었습니다.

그래서 충암축제의 동아리 마당에서 '마루아띠'는 주위로부터 신생동아리답지 않다는 찬사를 들을 수가 있었습니다.

22일 축제 시에 추현석님의 협조로 아침부터 천체관측장비(돕소니안, 카세그레인식, 굴절, 뉴턴식 반사망원경, 쌍안경)를 전시하고 굴절망원경 1대를 이용하여 태양흑점을 관측했습니다. 운이 좋아서 하늘도 맑고 반암부까지 선명하게 보이는 흑점을 관측할 수 있었습니다. 다른 망원경들과 쌍안경은 사생활 침해의 소지가 많지만, 멀리 있는 아파트 등에 맞춰놓고 학생들의 호기심도 자극해 보았습니다. 접안렌즈가 어디에 있는지도 몰라 주저하는 학생들이 많았는데, 최소한 망원경의 구조나 종류별 성능, 상이 거꾸로 잡힌다는 사실 정도는 알았을 거라 생각합니다.

저희 학교 학생이 2000여명 되는데, 대략 2/3정도는 보고 갔을 거라 생각합니다. 같은 울타리 안에 있는 중학교, 초등학교 학생들도 일부 왔었습니다. 물론 선생님들도 많이 와서 보셨구요... 저녁이 되어 상현달이 떠오르고, 본격적으로 달을 관측하는 행사를 했습니다. 대부분 달표면을 처음 보는지라 무척 신기해하고 즐거워했습니다. 동아리 가입을 문의하는 학생들도 눈에 띄었습니다. 이날 행사에는 정정호님(북가좌초등학교 교사), 대일고 선생님(이름을 잊어서...), 임진영님(양천별사랑모임)께서 함께 해주셨습니다.

다음날 23일에는 오전에 수업을 하고, 오후부터 장비를 전시하면서 1대로 태양흑점을 관측했습니다. 둘째날에는 공연이 있었기 때문에 외부에서 학생들이 많이 참석하였고, 전날에 비해서 달관측에 참여한 학생들과 어린 아이들을 동반한 주민들이 많았습니다. 학생들 표현대로 한다면, '대박'이었습니다.

몸이 피곤하였지만, '마루아띠' 학생들과 저는 힘든 줄도 모르고 행사를 치러냈습니다.
천체사진 액자는 이틀 동안 주로 낮에 전시를 하였고, 천체사진 영상전은 준비관계로 둘째 날에만 진행되었습니다. 둘째 날에는 저녁 내내 추현석님께서 함께 하시면서 장비 설명과 천체관측 전반에 관한 설명들을 곁들여 주셔서 더욱 알찬 관측행사가 되었구요...

이번 행사를 위해서 정말 많은 분들이 도와주셨습니다. 이 신세를 어떻게 갚아야 할지 막막하지만, '마루아띠'가 아마추어 천문동아리로서의 틀을 확고히 세우고 천문에 대한 저변을 확대해 가는 것이 그 첫 번째라는 생각을 도와주신 모든 분들도 함께 해 주시리라 생각합니다. 따뜻함을 가슴깊이 느끼고 있습니다.

여지껏 제 자리를 잡지 못하던 '마루아띠'는 이번 행사를 계기로 많이 성숙한 듯 합니다. '별을 사랑하는 사람들은 마음도 순수하다'는 어느 동호인의 말씀이 생각납니다. 열심히 활동해서 학생들 스스로 성장할 수 있도록 뒷받침하고, 도움받은 이상으로 누군가에게 베풀겠다는 각오를 '마루아띠' 모두와 함께 다시 한번 다져 봅니다.

시간이 허락할 지는 장담할 수 없지만, 서천동 정기모임에 직접 가서 다시 인사드리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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