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번째 자출 했습니다.

by 조승기 posted Sep 12, 2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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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번째 자출기...

어제 일찍 잠이들었던 관계로 알람이 울리기 훨씬 전인 6시가 안 된 시간에 눈이 떠졌습니다.
자출... 어젠 막연히 "일찍 깨면 한번 해보고... 아니면 버스, 전철타고 가구..." 했었는데...
새벽에 욕조에 뜨거운 물을 받아놓고 몸을 담그고 있자니 자출이란 단어가 현실로 다가오더군요.

가방은 어제 최대한 가볍게 비워놨겠다(그래도 노트북만 3.5Kg...) 갈아입을 옷들과 샴푸, 수건 등을 챙겨서 잠들어 있는 집사람에게 살짝 인사하고 집을 나섰습니다.
전에... 처음 타던날... 주제를 모르고 흥분해서 무리하다가 단단히 혼이 난 경험이 있기에 조심하려고 했건만...
집을 나서자마자 시작되는 기나긴 오르막... 평균시속 7 ~ 11Km... 다음에 나오는 내리막... 페달질 안해도 평균시속 48Km... 이거 한번에 집으로 돌아가고 싶은 생각이 굴뚝같아지더군요.
그리고 나서 계속 이어지는 오르막 내리막... 결국 세번째 오르막에서 자전거에서 내리고 말았습니다.
한 100여m를 자전거 끌고 걸어 올라가면서 '내가 왜 이고생인가...'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애당초 잡은 코스가 시흥시청 -> 금이4거리 -> 애기능 -> 광명 -> 구로 였는데 이 즈음에서 그 길이 너무 멀고 계속 오르막이 나오는게 부담이 되기 시작하더군요.
그래서... 전에 자출사 회원분이 알려준 광명역쪽으로 안양천 내려가는 길을 기억을 더듬어서 가보기로 했습니다.
새벽부터 몸이 안 풀린상태에서 자전거를 탔고 첫 자출이라 많이 긴장했던지라 광명역 도착하기 전 터널을 빠져나오는데 많이 힘들더군요.
평소 자전거 탈 때 물을 잘 안가지고 다니는데 오늘은 물 한모금이 간절했습니다.
자전거 세워놓고 가방 내려놓고 길가에 털푸덕 주저앉아 지나가는 차를 쳐다보고... 운전하는 사람들도 저를 쳐다보고... 잠시 쉬니 원기가 회복되서 다시 출발...
이때부턴 몸도 풀렸고 페달질도 훨씬 잘 됩니다.

막상 광명역에 도착하니 거기서 어디로 가야 안양천인지 막막하더군요.
지나가는 사람 붙들어서 길을 물어보고 안양천에 접어든게 거리로는 집에서 12Km... 시간으론 1시간정도가 지났습니다.
안양천 자전거길로 들어서자 달리기가 훨씬 수월합니다.
철산교까지 금방이더군요.
코스를 이쪽으로 돌리길 정말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철산교 아래에 도착한 시간이 8시...

다시 자전거 세워놓고 잠시 흘러가는 강물을 바라보다가... 다시 출발... 생각엔 천천히 8시 30분까지만 사무실 들어가자였는데...
한분이 잘 달리시더군요.
뒤따라 가다보니 사무실 도착한시간이 8시 10분... 거리는 22Km...
머리감고 정리하니 8시 25분...

좋네요.
아침일찍 운동도 되고...
뭔가 이뤄냈다는 성취감...

하고나서 드는 생각은...
1. 가방을 자전거에 다는걸로 바꿔야겠다.
2. 물을 꼭 가지고 다녀야겠다.
3. 항상 안전에 신경 써야겠다.
4. 자전거 탈때 절대로 절대로 고개 숙이고 타지 말자.(마주오시는 아저씨가 고개숙이시고 내 앞으로 들어오셔서 적잖이 당황했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