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름과 안개 속에서도 하나 건졌습니다.... 오리온 성운

by 윤석호 posted Oct 05, 2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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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 9시쯤 도착하니 구름 좌악~~~ 그래서 12시쯤 눈붙이고 2:30에 다시 나와서 보니 안개는 머리 위까지 와 있지만 별 보는데는 크게 지장이 없겠길래 접었던 장비를 다시 펼쳤습니다. 남겨놓은 이지터치 경위대 양쪽에 110mm 굴절과 C8 두 경통을 다시 셋팅하는데 10분이면 충분하더군요.

카시오페이아, 마차부 등 을홅어보았지만 안개로 인해 투명도가 좀 떨어져서 그냥 저냥 훑어보다가 오리온 성운을 향했더니 괜찮아 보였습니다. 그래서 C8의 배율을 240배로 높였는데, 트라페지움을 비롯한 주변 별들이 점상으로 제법 깔끔하게 떨어지면서 M42의 중앙부분(한반도 비슷하게 생긴부분)의 디테일이 상당히 잘 보였습니다. 그것만 1시간 30분 정도 본 것 같군요. 홍회장님과 박은정님과 함께.

먼저 가장 인상적인 부분은 전라남도, 경상남도 지역에 보이는 성운의 濃淡이었습니다. 자그마한 둥근 솜뭉치들이 모여있고 솜뭉치의 가운데 부분은 밝고 솜뭉치 주변은 옅어서 양떼구름과 뭉게구름(적운) 중간 정도의 몽글몽글한 느낌을 주더군요.

두번째로는 동서해안의 선명한 암흑성운들이었습니다.동해안(천정미러를 사용했으므로 왼족에 보였지만^^)에는 해안선을 따라 길게 늘어선 암흑대가 펼쳐지는데, 삼척과 울진 사이에서 가늘어지고 그 아래 위로는 조금 넓어져 보이더군요. 서해안에는 보통 물고기 입이라고 불리는 암흑대가 사진에서 보는 것과는 좀 달리, 입 안쪽에는 아주 검은 암흑성운이 짙게 자리잡고 있고 입 자체는 밝은 성운으로서 그 둘의 경계선이 칼로 자른 듯 하더군요. 이빨도 몇 개 보이는 것 같았구요.(긴가 민가 했지만)

세번째로는 해주 지역과 옹진반도 북서쪽에 있는 희미한 별 두개입니다. 해주에 있는 별이 좀 더 어둡더군요. 성운안에 갇혀서도 자신들의 존재를 알리기 위해 애쓰는 것처럼 그런 느낌을 주는 별들입니다. 참 독특한 인상을 주길래 그 별들만 20분은 본 것 같습니다.

마지막으로 트라페지움, E성은 안보였고, F성은 왔다 갔다 하였습니다. 안개가 없었으면 두 별 다 보일 것 같은 느낌. 그런데 트라페지움 내부에 별이 하나 보인 것 같아서 집에 와서 찾아보니 G성 위치 근처네요. 분명히 착각일 것 같은데 혹시 모르니 다음번에 날 좋을 때 다시 찾아봐야겠습니다.